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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대화 국제동향 | 미국 인력난 원인 사례 분석 실업급여, 베이비부머의 은퇴, 육아부담, 아마존 충격, 大이직, 그리고 反이민정책

  • 조회수
    257
  • 등록일
    2022-01-13

| 사회적 대화 국제동향 |
미국 인력난 원인 사례 분석 실업급여, 베이비부머의 은퇴, 육아부담, 아마존 충격, 大이직, 그리고 反이민정책



미국은 현재 전산업에 걸쳐 인력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로 큰 타격을 입은 소매업과 서비스 업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큰 수혜를 입은 아마존이나 월마트로 대표되는 물류업체들도 심각 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때문에 아마존은 시간당 임금을 18불로 인상하였고, 월마트는 직원 들에 대한 장학금으로 향후 1조 원을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제이피모건 같은 금융업종에서 도 인력난은 마찬가지라, 모두 신입사원의 임금을 인상하고 보너스를 제공하는 등의 인력유인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노동력 부족 현상에 대해 정부의 실업급여 및 현금지원, 조기은퇴, 육아부담, 아마존 충격, 대(大)이직(Great Resignation), 반(反)이민 정책의 영향 등이 이유들로 제시되고 있다. 아래에선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팬데믹 실업급여와 인력난

지난 6월 미국의 26개 주정부들(대부분 공화당 주지사가 재임중)은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으로 이루어지던 팬데믹 실업급여를 중지하였다. 팬데믹 기간 중 제공 된 실업급여가 한화로 약 800조 원이 넘고, 실업자 1인당 최소 매월 2,400불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실업급 여 때문에 실업자들이 취업에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저축율은 팬데믹 이전 약 8% 미만에서 팬데믹 기간 중 정부의 현금성 지원 덕으로 최고 24%를 초과하기까지 하다가, 11월에는 9% 근처로 돌아왔다. 잔고에 현금이 남 아 있을 때는 굳이 힘들고 처우가 낮은 일터로 돌아갈 필요는 없지만, 정부의 현금성 지원프 로그램이 종료되어 현금이 떨어져가는 시점에는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 일 것이다.

그러나 6월에 실업급여를 중지한 26개 주에 대해 2개월에 걸친 연구를 수행한 결과에 따르 면, 급여가 끊긴 실업자 중 8명 중 오직 1명만이 취업을 할 정도로 미미한 효과만을 보였다. 또한 급여가 끊긴 가구들이 지출을 20% 줄이면서, 급여가 중지된 주의 소비가 평균적으로 2억불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실업급여는 인력난을 설명하는 요인 중 극히 일부일 뿐이 라며, 다른 이유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연평균보다 210만 명이 늘어난 은퇴자

캔사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자의 숫자는 팬데믹 와중인 2020~2021년 사이에 1.3% 증가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의 증가율인 0.3%보다 월등히 높 은 수치다. 이전의 증가율대로라면 150만 명이 퇴직을 했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360만 명의 고령자들이 퇴직을 선택했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이들 중 270만 명은 75세 이하이고, 110만 명은 67세 이하로, 이전 같으면 노동시장에 충분히 다시 참가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이들의 노 동시장 재진입율은 이전의 절반 이하(3% → 1.5%)로 떨어져있다. 즉, 퇴직자들은 이전보다 더 많이, 그리고 일찍 퇴직을 하고 있으며, 또한 그들 중 상당수는 노동시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 경향은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 될 가능성이 있다. 약 7,500만에 달하는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 경구치료제의 등장과 함께 임금과 고용조건이 개선됨에 따라 은퇴자 중 노동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는 비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라는 거대한 흐름은 코로나로 가속화 되었고, 이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는 특히 호텔업 같이 고령자들이 많이 종사하던 서비스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데, 일 례로 하야트 같은 거대 호텔체인은 인력부족으로 인해 조식서비스를 취소하거나, 방청소 서비 스를 요청 시에만 제공하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또한 현재 미국의 공급망 병목 현상의 원 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트럭운전사 부족도, 코로나로 인한 트럭운전사들의 조기퇴직이 원인으 로 제시되고 있다. 재취업이 가능한 고령자들이 노동시장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꼽히고 있다. 하나는 코로나에 대한 공포다. 미국은 2021년 11월까지 확진자가 4500만 명이 며,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75만 명을 넘어섰다. 그들 중 상당수가 60세 이상의 고령자로, 퇴 직연령에 접근한 고령자들은 아무래도 대면서비스가 필요한 업종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꺼 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팬데믹으로 인한 자산상승 효과다. 미국의 직장인들이 필수 로 가입해야 하는 401k 연금체계는 주식시장에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 은퇴자 들의 노후생활은 주식시장의 상황에 좌우 되는데, 팬데믹 기간 동안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했 다. 또한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 주택가격도 크게 상승했는데, 은퇴연령이 가까운 노동자들 중 주택을 소유 한 노동자들은 자산이 불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지갑이 넉 넉해진 이 노동자들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염려가 줄어들었고, 그래서 이른 은퇴를 결정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성에게 과중된 육아 및 돌봄 부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은 보육업종도 마찬가지다. 보육업종은 팬데믹 이전에도 저임금과 장 시간 노동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었는데, 감염으로 인한 두려움으로 노동자들이 일을 그만두 면서 더 심한 인력난을 겪게 되었다. 전미보육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인한 인력난 과 운영난으로 보육센터 세 곳 중 한 곳은 폐쇄를 고려하고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의 경우 근무시간에 아이를 맡길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미국 노동력의 10%는 6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의 육아부담을 보 육센터가 덜어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이들은 일자리를 떠나거나, 일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아이를 맡아주던 조부모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일 이 많아지면서, 그들에 대한 돌봄 의무까지 가중되는 경우도 생겼다. 조사에 의하면 21년 9월 에 465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거나, 가족이 감염되어 일터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런데 이런 육아 및 돌봄 노동은 가정 구성원 중 여성가족에게 특히 가중된다. 팬데믹이 시작 된 후 2020년 가을까지 25세에서 54세에 이르는 여성 중 아이가 있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더 크게 하락했으며, 특히 그들 중 흑인 여성, 한부모 가정의 여성, 그리고 학사 학 위가 없는 여성의 참여율이 가장 크게 하락하였다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가 이를 방증한다. 더구나 등교제한, 온라인학습, 돌봄업종의 구인난 등으로 이들이 직장으로 돌아감으로써 감당해야 할 돌봄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은, 이 노동자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아마존, 코스트코, 타겟, 그리고 월 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임금을 인상하며 그 일자리를 공급하고 있다.


아마존 충격 : 임금인상의 연쇄효과

코로나로 큰 충격을 받았던 2020년 4월, 미국 경제는 2,000만 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그 러나 그런 와중에도 아마존은 수십만 명의 고용을 추가했다. 비대면 수요가 촉발한 온라인 거래의 증가로 인해 물류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경이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2018년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자, 2020년 물류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시간당 17불로 인상한 바 있다. 미 연방의 최저임금이 아 직도 시간당 7.5불임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이에 맞추어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면서 아마존은 인력이 더 많이 필요 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마존은 2021년 9월 다시 임금을 18불로 인상하였다. 이미 미국의 최저임금보다 훨씬 매력적인 임금을 제공하는 아마존이 연속적으로 임금인상 을 하면서까지 인력을 끌어 모으는 건, 아마존의 높은 이직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이직률은 주간 기준으로 3%로, 연간 기준으로 150%에 달한다. 즉, 이론상으로는 8개월마 다 아마존 인력 전체가 교체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가혹한 인사제도 함께 높은 노동강도로 인 해 노동자들 상당수가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물류업체는 속도가 생명이다. 특히 아마존은 빠른 배송을 무기 삼아 시장을 공략해왔다. 따라서 인력을 수급하지 못해 배송을 늦추는 일만큼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아마존은 인력을 계속 빠르게 많이 채용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의 노동관을 고려 해 볼 때 아마존의 노동환경이 개선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마존이 노동자를 유인하기 위해 택 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고임금뿐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과 노동시장에서 경쟁하고 있 는 소매점이나 식당 같은 저임금 산업의 경우에는 이 같은 임금인상을 감당하기 어렵다.

가령 미국 식당노동자들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저임금에 대한 불만으로 업 계를 떠나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제공하는 아마존에서 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저임금 산업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이전의 일자리 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대(大)이직의 시대(Great Resignation) : 재택의 보편화와 신경제의 대두 노동부의 조사에 의하면, 21년 8월에만 43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이직 했으며, 4월에서 8월 까지 약 2,000만 명의 노동자들의 이직 했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위에서 언급한 상황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공급자들이 우위에 놓였다 는 점과 함께, 긴 팬데믹 기간 동안 노동자들의 일에 대한 자세가 변했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팬데믹 기간 중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보다 유연한 노동시간을 보장하는 일자 리를 찾아 이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문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이직의 이유로 유연한 근 무시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56%로 꼽고 있으며, 10명 중 네 명은 내년에 일주일에 하루 이 상은 재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공급자 우위의 노동시장이란 환경과 함께 이러한 노동자의 이직을 뒷받침 하는 것 은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팬데믹으로 미국 경제는 큰 위기에 직 면했지만, 팬데믹 와중에 창업은 오히려 더 활발해졌다. 팬데믹 이전에는 매월 평균 30만 개 의 창업이 이루어졌는데, 팬데믹 와중에는 오히려 폭증하여 최고 50만 개, 그리고 이후에는 40만 개의 창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즉 팬데믹으로 인한 환경변화로 인해, 즉 온라인의 강화 와 넘치는 유동성의 힘을 빌어 신경제가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자들도 급속도로 신경제로 이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높은 이직률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대규모 이직이 발생하는 와중에 인력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구인 중인 기업의 60%는 구직자들이 직무에 적합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는 데,구경제에 속하는 산업은 유입되는 인력이 줄어들어 인력난이 발생 할 것이며, 신경제에 속하는 산업에서는 신경제에 적합한 스킬셋을 가진 사람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인력난이 발생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집권한 2017년부터 이민자가 감소 하기 시작하여 2018년에는 72만 명, 2019년에는 56만 명, 그리고 2020년에는 50만 명 이하 로 감소하였다.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추정대로 2016년의 이민 증가 트렌드대로 증가되었다면, 약 210만 명이 미국으로 더 이주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이 저임금 노동력이 된다는 점을 고려 할 때, 그 같은 트렌드가 지속되었다면, 현재의 인력난, 특히 저임금 인력난은 어느 정도 완화되었을 것이다. 인력난의 영향 : 노조의 부흥? 전산업에 걸친 인력난으로 인해 임금이 인상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미국의 임금은 1.5%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20년 간 분기별 인상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인력난이 가장 심 한 저임금의 호텔과 요식업에서 가장 높은 8.1%의 인상폭을 기록했다.

10월에만 10,000명에 달하는 존 디어(John Deere)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하였고, 1,400명의 켈로그 노동자들이 조업을 중지하였으며, 30,000명의 카이저(Kaiser) 노동자들이 역시 거리로 몰려나왔다.33) 총 1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10월에만 파업에 돌입하였는데, 이 들은 팬데믹 와중에 코로나의 위험 속에서도 노동자들이 회사를 위해 기여했음에도,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방역조치도 미흡하다는 사실을 지적하 고 있다. 이 같은 집단행동은 지난 수 십 년 간 미국에서 사라졌던 것인데, 친노조 대통령의 존재와 함께 무엇보다도 노동시장에서의 공급우위가 노동자들과 노조를 대담하게 만들고 있 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34) 그러나 이 같은 경향이 노조 가입율의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아마존의 노조결 성 실패에서 보듯이 미국의 법체계는 아직도 노조를 결성하기 어렵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한 노동시장의 공급자 우위 상황은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이민정책, 코로나19 확산 상황, 미중 간 갈등, 공급망 문제, 바이든 정부의 휴먼인프라법안 진척 상황, 주식시장 등의 변화에 따라 노동시장의 환경이 급변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바이든 정부와 노조는 노조 할 환경을 제도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조할권리보호법(PRO Act)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의 노동력 부족 현상이 지난 30년 간 사용자 우위의 노동시장이 반전 되는 계기가 될지, 아니 면 잠깐의 해프닝으로 기억 될지는 이 같은 요인들이 어떻게 전개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