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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으로의 여행 | 땅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소망하다 해남 두륜산

  • 조회수
    265
  • 등록일
    2022-05-01

| 풍경으로의 여행 | 땅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소망하다 해남 두륜산

글·사진 정철훈 여행작가


서울예전 사진과를 졸업했다.

사진이 좋아 여행을 시작했고 여행이 좋아 여행작가로 살아간다.

- 2017~2018년 한국관광공사 <추천 가볼 만한 곳> 선정위원

- 2013~2014년 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 역사기록팀(오아시스로, 해양로 탐험)

-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 2005년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선정 <2030 청년작가 10인>


산은 곧잘 아버지와 어머니에 비유되곤 한다. 선 굵은 바
위로 이뤄진 골산은 엄격한 아버지에, 흙으로 덮인 푸근한 육산은 인자한 어머니에 비유 하는 식이다. 땅끝마을을 품은 해남의 두륜산은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의 엄격함과 어머니의 인자함을 두루 갖춘 산이다. 둘레길처럼 편한 흙길과 가파른 암봉을 지나야 비로소 정상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두륜산은 육산의 아늑함과 골산의 스릴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니, 산 좀 타는 이들에게 이보다 매력적인 산이 없다. 산정에서 바라본 다도해는 두륜산을 두륜산답게 만드는 풍경이다.



두륜산 들머리는 대흥사와 오소재 약수터 등 두 곳이다. 대흥사에서 두륜봉(630m)과 가련봉(703m), 노승봉(688m)을 거쳐 다시 대흥사로 돌아오

는 원점회귀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조금 편하게 두륜산을 만나고 싶다면 오소재 약수터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게 좋다. 산행 거리는 조금 늘어나지만 들머리인 오소재 약수터와 오심재를 잇는 구간이 둘레길처럼 편안해 체력 소모가 그만큼 적다. 오소재 약수터에서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시면 본격적인 두륜산 산행이 시작된다. 오소재 약수터에서 오심재까지는 산책로 같이 편한 길이 이어진다. 그래도 등산인데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그렇게 30분쯤 걸어 만나는 첫 번째 갈림길이 오심재다. 분지처럼 너른 고갯마루를 중심으로 우측에 고계봉이, 좌측에 노승봉이 호위하듯 우뚝 솟았다. 오심재는 오래 전부터 약수터와 대흥사를 잇는 고갯길. 두륜산의 많은 봉우리 중 고계봉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봉우리다.


두륜산 산행은 오심재부터가 진심
이다. 지금까지와는 급이 다른 경사 구간을 올라야 한다. 오소재 약수터에서 오심재까지 1.6km를 이동하는 동가련봉에서 본 노승봉과 고계봉가련봉에서 본 노승봉과 고계봉위_만일암지 오층석탑 / 아래_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안 고도차는 200m 정도에 불과했지만 오심재에서 노승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340m 높이를 800m 거리로 극복해야 한다. 걷는 거리는 절반으로 줄고, 올라야 할 높이는 140m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각도로 환산하면 7도 남짓의 완만한 길을 걷다 3배가 넘는 23도의 급경사와 마주한 격. 물론 이건 평균이다. 실제 노승봉에 오르다 보면 코가 무릎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계단과 계단조차 놓을 수 없어 굵은 쇠사슬을 설치해 놓은 바위구간도 만난다. 노승봉 넘어 두륜산의 최고봉인 가련봉까지 길은 계속 이런 식으로 오르고 내린다. 말 그대로 산 넘어 산. 그나마 다행이라면 노승봉과 가련봉의 고도차가 15m 남짓이고, 거리도 200m 정도로 짧다는 것. 2017년 발견된 두륜산 흔들바위는 오심재에서 노승봉 오르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 등산로에서 살짝 벗어난 나무 덱 위에 당당히 자리한 큼직한 바위가 바로, 200여년 만에 실체를 오심재에서 본 노승봉 천녀와 천동의 전설을 간직한 천년수쇠사슬을 설치한 바위구간드러낸 두륜산 흔들바위다. 사람 얼굴을 닮은 듯도 한 이 바위에 대해 초의선사는 1816년 자신이 편집한 <대둔사지 유관> 편에 ‘동석(動石)은 북암 뒤편에 있으며 천인이 밀면 움직이지 않지만 한 사람이 밀면 움직인다’고 기록했다. 기록으로만 남았던 바위를 직접 눈으로 마주한 감동만큼 바위에 옆에서 바라본 풍경도 일품이다.노승봉과 가련봉을 연이어 오를 때 가장 곤혹스러운 건 역시 가파른 계단이다. 계단을 오를 때는 ‘타이거 스텝(tiger step)’이라 부르는 교차 걷기가 유용하다. 호랑이처럼 두 발을 일차로 교차시켜 걷는 타이거 스텝은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평소에 쓰지 않는 허벅지 바깥쪽 힘을 사용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를 줄일 뿐 아니라 근육에 가해지는 부담도 덜어준다. 내리막길에서는 중심을 잃을 수 있으니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 가련봉에서 만일재로 내려선 뒤 두륜봉이 아닌 북미륵암 방향으로 길을 잡은 건 순전히 천년수(千年樹) 때문이다. 천년수는 터만 남은 만일암 앞마당에 서있는 느티나무의 이름.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천녀와 천동이 바위에 불상을 새기는 동안 해를 묶어 두었다는 전설 대흥사 뒤로 와불 모습의 두륜산이 보인다. 수령 1200~1500년으로 추정하는 천년수에선 봄이면 지금도 여전히 새잎이 돋는다. 만일암 터에는 고려시대 석탑인 해남 대흥사 만일암지 오층석탑(문화재자료)도 남아있다. 전설 속 천녀와 천동이 바위에 조각한 불상이 북미륵암의 마애좌상과 남미륵암의 마애입상이다. 북미륵암은 천년수에서 집채만 한 바위가 무더기로 널린 금강너덜을 지나면 만날 수 있다. 천녀가 새긴 불상이라는, 전설 속 이야기가 아니어도 북미륵암의 마애좌상은 붓으로 그린 그림처럼 섬세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보고만 있어도 위로가 되는 마애불의 은은한 미소도 매력적이다. 국보로 지정된 북미륵암 마애좌상과 달리 두륜봉 아래 미완으로 남은 남미륵암 마애입상은 거대한 바위에 흐릿하게 그 흔적만 남았는데, 이는 불상 조각을 먼저 끝낸 천녀가 급한 마음에 줄을 끊고 혼자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물론 전설 속 이야기다. 북미륵암에 닿으면 두륜산 산행도 얼추 마무리 된다. 북미륵암은 앞서 지나온 오심재와 대흥사로 길이 갈리는 분기점. 내친 김에 대흥사까지 돌아볼 심산이라면 이곳에서 대흥사 방면으로 길을 잡아 하산하면 된다. 북미륵암에서 대흥사까지는 1km 남짓.고산유선도유적전시관과 녹우당이 있다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경내에 대웅보전을 포함해 천불전, 침계루, 표충사 등 많은 전각이 남아있다. 탑산사명 동종, 해남 대흥사 삼층석탑 등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많은 유물도 볼거리다. 대흥사 터는 입적을 앞둔 서산대사가 자신의 의발을 보관하며 ‘전쟁을 비롯한 삼재가 미치지 못할 곳(三災不入之處)으로 만년 동안 훼손되지 않을 땅(萬古不毁之地)’이라 했을 만큼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대흥사는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당시에도 아무런 화를 입지 않았다. 해탈문 앞에서 바라본 두륜산은 영락없는 누운 부처, 와불의 모습이다.


조선 시조 문학의 대가인 고산 윤선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고산윤선도유적지는 대흥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해남윤씨어초은공파 종택인 녹우당과 고산사당 그리고 해남윤씨 가문의 유물을 보관·전시하는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등이 자리해 있다.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에는 위대한 시인이자 올곧은 정치가의 삶을 살았던 고산 윤선도와 뛰어난 예술적 감각으로 수많은 그림과 글씨를 남긴 공재 윤두서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고산윤선도유적지 전시관


두륜산 산행 → 대흥사 → 고산윤선도유적지

첫째 날 / 두륜산 산행 → 대흥사 → 고산윤선도유적지

둘째 날 / 땅끝전망대 → 해남공룡박물관 → 우수영국민관광지

관련 웹사이트 두륜산도립공원 www.duryunsan.kr

대흥사 www.daeheungsa.co.kr

여행 문의 해남군 관광마케팅팀 061)530-5914

두륜산도립공원 061)530-5543

대흥사 061)534-5502

고산윤선도유적지 061)530-5548

숙박 정보 설아다원 : 북일면 삼성길, 061-533-3083

거목장민박 : 삼산면 민박촌길, 061-535-1456

해마루 힐링숲 : 북평면 동해길, 010-2332-6303,

식당 정보 달동네보리밥 : 보리밥정식, 삼산면 고산로, 0507)1326-3667

원조장소통닭 : 토종닭, 해남읍 고산로, 061)535-1003

천일식당 : 떡갈비정식, 해남읍 읍내길, 061)535-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