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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노동위원회 Economic, Social & Labor Counc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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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두언 | 글로벌 시대, 사회적 대화 선도국의 비전

  • 조회수
    249
  • 등록일
    2022-07-22

| 권두언 | 글로벌 시대, 사회적 대화 선도국의 비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지만, 정작 국내에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아마 사회적 대화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노사정위원회 시절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로 줄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적 대화는 종종 ‘무용론’, ‘식물위원회’ 등으로 매도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우리 경사노위의 위상과 사회적 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판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있었다. 지난 6월 26-27일 양일간 그리스 경제사회위원회 주관으로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노사정기구연합(AICESIS) 총회 및 국제컨퍼런스가 그것이다.


일부 온라인 참여 국가도 있었지만 개최국 그리스를 비롯한 대다수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행사는 비교적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한국측 대표로 참석한 필자는 ‘정책 형성에 있어 사회적 대화와 시민사회의 역할: 한국의 사례’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사회적 대화가 지난 시기 한국의 경제사회 입법 및 정책결정과정에 여러모로 기여했음을 설명하였고 적잖은 공감을 얻었다. ILO 삼자주의국 유세프 갈랩 국장은 필자와의 면담에서 한국의 사회적 대화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아시아에서의 주도적인 역할에 대해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국제노사정기구연합 아포스톨로스 사무총장은 “한국이 보여준 사회적 대화는 전세계적으로 선도국 수준”이라면서 “한국의 사회적 대화가 급속한 산업화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계층 갈등을 해결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했다.


경사노위의 국제협력 전문위원은 유라시아와 중동 지역을 커버하는 사무부총장으로 선임되어 역내 사회적 대화를 대표하고 있다. 내년 1월이면 한국에서 사회적 대화기구가 출범한지 25주년이 된다. 국가적 위기감이 엄습하던 1998년 초, 노동계의 제안을 당시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적극 수용하면서 노사정위원회가 출범했고 이제 사반세기의 역사를 경과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한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아시아 지역의 사회적 대화를 선도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사회적 대화 시스템의 안정성이 그렇고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 역량이나 효능감에 대한 인식도 과거에 비할 바 아니다. 경사노위 25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대에 우리의 경험과 교훈을 국제무대에서 나누고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려는 적극적인 국제협력의 기반을 다질 때이다. 기후위기에 따른 녹색 전환, 디지털 전환, 인구위기 등은 국경을 넘어 세계가 함께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기 때문이다.


이번 호 특별대담과 특별기고는 새 정부 출범을 염두에 두고 기획하였다. 특별 대담은 한국노동
연구원 이장원 선임연구위원의 사회로 권혁 교수, 이상민 교수, 그리고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한 바 있는 정승국 교수를 모시고, ‘새 정부의 고용노동정책과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새 정부 고용노동정책 중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과제들이 적지 않으며 새 정부에서도 사회적 대화 체제가 중요한 채널로 작용하리라는 점이 확인되었다. 특별기고란에 실린 두 개의 글을 통해서는, 윤석렬 정부 고용노동정책에 대한 노사 양측의 입장과 소망하는 바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대화 논단에는 세 편의 글이 게재되었다. 박은정 교수는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의
입법론적 필요성과 이 법에 담길 내용들을 소개하면서, 새 정부 국정과제에 모든 노무제공자에 대한 권리보장 관련 입법화 방안 검토가 포함된 점을 들어 기대를 표시한다. 송태수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노동권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는 청소년 노동의 실태에 비추어 노동인권교육이 확대 강화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본 위원회 구미현 전문위원은 새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 이슈로 부상한 임금 체계 개편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발전과정과 의미를 살펴보고 그 바탕 위에서 앞으로 보다 전향적인 노사정의 역할을 주문한다.


<사회적 대화를 바라보는 시선들>에서는 중소기업의 고용노동 및 인력문제를 천착해온 각계 전
문가들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었다. <지역 사회적 대화 광장> 코너에서는 근래 석탄화력발전소와 인근 지역의 산업노동전환 문제에 직면한 충청남도의 사회적 대화 주요 내용과 원동력을 살펴보았다. 지난 이십 여년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노사정 주체들이 심기일전한다면, 새 정부 하에서도 기업의 미시 수준, 지역과 업종의 중위 수준, 그리고 거시국가 수준 등 여러 층위에서 사회적 대화가 한 단계 발전한 모습으로 펼쳐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